학교 평화∙통일교육이란?

1 평화·통일교육의 새로운 접근과 방향
2018년에는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남북관계와 한반도 통일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되었습니다.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하여 남과 북의 정상들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을 선언하였고, 이어서 한반도에서 전쟁 위험을 제거하기 위하여 상징적인 노력과 실질적인 조치가 함께 실행되고 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도 이루어지면서 북한 핵문제 해결이 진전되고, 아울러 정전 상태의 종식과 항구적 평화체제의 수립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통일 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학생들이 한반도 평화와 미래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해야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해졌고, 그에 따라 학교통일교육의 방향과 교육내용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8년 통일부는「평화·통일교육 방향과 관점」을 통해 통일교육의 기본 방향을 새롭게 제시하였습니다. 「평화·통일교육 방향과 관점」에서는 학교, 지역사회 등 교육 현장에서 북한·통일문제를 어떤 시각에서, 어디에 중점을 두고 가르쳐야 할지에 대하여 15개항의 평화·통일교육 중점 방향이 새롭게 제시되었습니다. 교육부 또한 “학교 평화·통일교육 활성화 계획”을 통하여 기존 남북 대결과 위협적 환경에서 진행되었던 ‘통일·안보교육’에서 상호 존중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지향하는 ‘평화·통일교육’으로 통일교육의 방향을 새롭게 제시하였습니다. “학교 평화·통일교육 활성화 계획”에서는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적극적 관심과 체계적인 이해의 필요를 이야기하면서 평화시민의식과 민주시민의식을 기반으로 미래세대의 통일 역량을 키우는 관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평화·통일교육은 평화적 통일을 이루어가는 데 필요한 긍정적 인식과 바람직한 태도, 실행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남북이 함께 잘 사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지향하며, 단계적·점진적 방식의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반도의 평화가 가장 우선되어야할 가치이자 정의이며, 번영을 위한 토대입니다. 따라서 평화·통일교육은 폭력적인 분단 상황을 극복하고 평화와 번영의 통일시대를 여는 데 있어 요구되는 평화통일의 실현의지를 함양하고 실천 역량을 기르는 교육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평화적 시민성을 함양하는 통일교육
북한 핵 문제 해결이 전 세계의 평화와도 연결된 문제이듯이, 통일의 문제를 한반도의 문제만이 아닌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인식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해졌습니다. 유럽연합이 유럽정체성 형성을 위하여 ‘적극적 시민성’ 함양을 강조하듯이 우리 사회도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평화시민과 세계시민을 양성하는 노력이 필요해졌습니다. 민주시민 없이 민주국가가 작동될 수 없듯이 평화시민 없이는 평화로운 한반도와 함께 잘사는 통일사회를 꿈꿀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청소년들에게 전 지구적 차원에서의 생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성(citizenship)에 대한 배움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통일교육도 시민교육(citizenship education) 차원에서 학습자의 평화역량을 신장하여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에 기여하는 평화시민을 기르고, 통일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그 해결책을 협력적으로 모색하는 통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함양하는 방향에서 재검토와 보완이 필요합니다. 개인은 공적 주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참여를 통해 타인과의 공동선을 논의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시민’이 됩니다. 개인을 넘어 시민으로서 시민성을 가진다는 것은 한 개인이 사회와 국가에 참여함을 의미합니다. 시민성은 공동체에 소속된 구성원으로서의 시민에게 주어진 지위와 자격·권리이면서도 함께 책임·연대·의무를 확인하는 ‘시민 됨’, ‘시민다움’을 말하는 시민적 덕성입니다. 평화·통일교육은 특히 전 지구적 관점의 평화 실천을 한반도에 적용하여 일상의 평화적 갈등해결은 물론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하는 평화적 시민성 함양을 요구합니다. 이런 평화·통일교육은 학습자가 평화·통일 문제에 대한 지식을 얻는 것과 그 문제를 해결하고 실천하는 행위 사이를 연결할 수 있는 시민성으로서의 역량(competency)을 기르는 것에 역점을 둔다는 점에서 기존 통일교육과 차별성을 갖습니다. 이것은 학습자들이 세계와 한반도의 평화 문제 해결의 ‘참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습과정에서 실천적 참여를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평화·통일교육 실천
평화·통일교육은 평화통일에 대한 밝은 전망을 세울 수 있게 하고, 평화정착과 통일 사회를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실천의지와 역량을 함양하는 교육활동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평화와 통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학습에만 의존하지 않고, 학습의 현실에서 적극적인 참여자로서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하여 평화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비판적 이해, 갈등 조정, 협력과 연대, 평화 감수성과 공존 능력을 키우는 역량 중심의 교육과정이 실천되어야 합니다. 평화적 시민성을 함양하는 통일교육의 수업과정은 평화적 삶의 가치와 이를 실천하는 역량을 스스로 수용하고 내면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합니다. 그래서 통일의 필요성을 주입하는 지식 전달 중심 교육에서 탈피하여 시민행동의 주체로서 학습자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학습자 중심의 배움과 성장이 있는 과정으로서 경험 중심, 체험 중심, 활동(기능) 중심의 평화·통일교육의 방법이 지속적으로 개발되어야 합니다. 평화·통일교육을 통해 학습자가 분단 현실과 평화 문제에 대하여 스스로 관심을 갖고 자기문제로 인식하게 하기 위해서는 반(反)평화적 분단 현실에 대한 민감성과 타인의 고통에 대한 평화적 감수성을 기르고, 학습의 과정에서 성찰과 반성의 기회를 부여해야 합니다. 요한 갈퉁(Johan Galtung)의 갈등 전환처럼 학습자들이 학습과정에서 희생자나 당사자가 되어보고, 존재적 관계 형성과 갈등 관계 전환의 문제해결 경험을 통하여 참여자, 중재자로서의 평화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성장의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또한 평화와 통일에 대해서 학습자가 계속해서 탐색적인 질문을 만들어 낼 때 통일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학습을 통하여 평화와 통일 문제의 ‘사실’과 ‘지식’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skills)을 습득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학습자가 스스로 논란이 되고 있는 점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비판적 읽기를 수행하며, 총체적 재평가 능력을 신장하여 스스로 분별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현실을 비판하고 재구성하며 상상력과 창의적인 미래 기획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때 통일과 평화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늘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통일의 과정이 가능성만 가지고 있던 상황이 현실성으로 전환되는 과정이듯이, 통일교육은 학습자의 기대가 반영될 수 있어야 합니다. 학생들의 자유로운 교육적 상상과 의미의 재구성이 가능할 수 있게 학습 환경을 역동적으로 만들어가는 노력 속에서 평화와 통일이 실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